트럼프 관세 부과, 현대·기아차 수출길 막히나?

 

트럼프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정책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이유로 해외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관세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판매량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또한 자동차 부품에도 추가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본다.

1.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 개요

트럼프 정부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을 내세우며 자국 제조업을 보호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해외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었다.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수출 시 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FTA 조항을 재검토하며 한국산 자동차에도 새로운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한국 자동차 업계의 주요 수출 대상국 중 하나다. 2023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량은 각각 약 80만 대, 70만 대 수준에 달한다. 따라서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며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의존도와 관세 부과 시 영향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차의 대표 모델인 ‘쏘나타’와 ‘싼타페’, 기아차의 ‘스포티지’와 ‘K5’ 등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 관세가 인상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현재 3만 달러에 판매되는 자동차가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소비자는 같은 차량을 3만 7500달러에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가격이 상승하면 미국 소비자들은 일본, 독일 등 경쟁 브랜드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량의 부품을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부품에도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생산비 상승으로 인해 전체적인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내 생산량 확대와 현지 부품 조달 증가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3. 한국 자동차 산업의 대응 방안

① 미국 내 생산 확대

현대·기아차는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 비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현재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위치한 공장에서 일부 차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 비율이 낮은 모델도 많다. 따라서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② 수출 시장 다변화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 동남아, 남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이 중요하다. 특히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③ 고부가가치 차량 개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면, 프리미엄 모델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와 같은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④ 한미 FTA 및 외교적 협상 활용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한미 FTA를 활용하여 관세 부과를 완화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자동차 업계의 공동 대응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결론

트럼프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정책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한국 자동차 산업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기아차는 가격 경쟁력 저하와 판매량 감소라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으며, 자동차 부품업체들도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 내 생산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차량 개발 등의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한미 FTA를 활용한 협상과 외교적 노력을 통해 관세 부과를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 자동차 업계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